줄거리
매일 같은 기차, 그러나 달라지는 진실
영화 <걸 온 더 트레인>은 폴라 호킨스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심리 스릴러 영화입니다. 주인공 레이첼은 이혼 후 술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여성으로, 매일 아침 같은 기차를 타고 출근하는 척하며 전 남편과 그의 새 가정이 사는 동네를 지켜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기차에서 보이는 한 커플의 모습에 매혹되지만, 곧 여성의 실종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사건을 중심으로 레이첼의 혼란스러운 기억과 감정이 뒤엉키며 관객은 주인공과 함께 진실을 쫓게 됩니다. 영화는 '기억의 왜곡'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며, 보는 이로 하여금 계속해서 의심하게 만드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믿을 수 없는 화자, 불안정한 주인공
레이첼은 자신도 믿지 못하는 기억과 혼란 속에서 관객을 안내하는 화자입니다.
그녀는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과거의 많은 기억이 단편적으로만 남아 있고, 그런 상태에서 실종사건과 단서를 퍼즐처럼 이어갑니다.이러한 설정은 영화에 깊은 심리적 몰입감을 부여하며, 레이첼의 시선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가 과연 진실일까 의심하게 만듭니다. 관객은 처음에는 그녀를 신뢰할 수 없는 인물로 바라보지만, 자신이 지날수록 그녀의 시선과 감정에 동화되어 가며 진실을 함께 파헤치게 됩니다. 이는 영화가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서, 인물의 심리적 내면을 섬세하게 조명하는 작품으로 다가오게 만드는 핵심 장치입니다.
영화에 대한 그 외 이야기
여성 서사의 뒤틀림, 그리고 연대
이 영화는 단순한 미스터리 추적극이 아닙니다. 표면적으로는 실종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세 여성의 삶이 얽히고설킨 복잡한 구조가 존재합니다. 레이첼, 전남편의 새 아내 애나, 그리고 실종된 여성 메건은 모두 겉보기에는 서로 다른 삶을 사는 듯 보이지만, 결국 그들 모두 사회와 남성 중심 질서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선상에 있습니다. 특히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이들이 겪은 고통과 억압,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이 부각되며, 여성 서사의 복합성과 연대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여성들이 서로를 오해하거나 질투하는 관계에서, 이해하고 공감하며 연결되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어두운 색채와 긴장감 넘치는 연출
테이트 테일러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어두운 감정선을 시각적으로도 탁월하게 표현합니다. 우울하고 탁한 화면 톤, 흐릿한 기억을 상징하는 왜곡된 화면 전화, 불규칙한 플래시백 등의 기법은 레이첼의 심리 상태와 절묘하게 맞물립니다. 특히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편집 방식은 혼란스러운 내면을 더욱 극대화하며, 관객이 주인공과 함께 헤매고, 함께 깨닫게 만드는 몰입을 유도합니다. 배우 에밀리 블런트는 이러한 연출 안에서 탁월한 감정 연기를 보여주며, 무너진 여성의 불안함고 강인함을 동시에 표현해 냅니다.
결론
결론, 상처와 진실을 마주하는 용기
<걸 온 더 트레인>은 단순한 미스터리 영화가 아닌, 기억과 상처, 그리고 진실을 마주하는 용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자신의 불완전한 기억 속에서 헤매지만, 결국 그 왜곡을 직시함으로써 진실에 다가서게 됩니다. 이는 현실에서도 상처와 죄책감, 트라우망에 갇힌 사람들이 자신을 회복하는 과정과 닮아 있습니다. 우리가 때로 외면하고 싶은 기억일지라도, 그것을 직면할 때에만 진실에 다가갈 수 있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영화는 말합니다.